The Way Home

2019년 5월 27일 ~ 6월 21일
문의 : 02-990-7000, 7481, 7482
2019년 8월 30일까지 연장전시합니다.

박을복자수박물관에서는 2019년 특별전으로 ‘집으로 가는 길(The Way Home)’을 개최합니다. 설립자 박을복 선생(1915~2015)을 추모하기 위하여 선생의 생전 작품들을 통해 한국 자수 예술의 시대 및 문화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자 합니다.

蜘蛛 박을복 선생이 추구하였던 자연 소재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다수 소개됩니다. 화려한 색채와 다양한 자수 기법으로 제작한 작품들은 다분히 한국적인 주제와 기법의 전환을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한국적 자수의 세계는 덤덤하면서도 공간의 여백을 적절히 활용해내는 전혀 새로운 경지로써, 격조 높은 미의 세계가 자수 예술로서 실현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62년 국전 출품작 ‘천하대장군’은 화면 가득히 주제를 부각시키고 입체파적인 표현기법을 사용하여 대상을 분석하고 재구성하는 놀라운 창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더구나 1963년 12회 국전 입선작 ‘표정’은 화면 재구성이나 표현의 추상화 등, 당시 회화 분야의 새로운 흐름과 상당한 공통점을 지닌 시각적 효과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1975년 신세계미술관에서 가진 회고전에서 전해지는 것이 ‘나들이’, ‘병아리’, ‘군상’, ‘토끼’ 등의 작품입니다. 이때 작품들은 재래 양식에서 벗어나 보다 단순화된 구도와 기법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1979년에 구미(毆美)여행을 거치면서 만든 ‘에펠탑’, ‘부활’과 같은 작품에서는 프랑스적인 감성과 형식을 받아들여 표현하고자 시도했습니다. 이미 60세가 넘은 나이에도 새로운 외국 기법을 연구하려는 진지한 일면이 엿보였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성과는 1980년에 제작한 ‘수의 근원’이라는 작품에서 특히 두드러집니다. 이 작품은 염색으로 화면을 네 개로 분할한 색상 위에 실로 일정한 흐름을 느끼게 함으로써 추상화와 같은 심오한 세계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 박물관에서는 박을복 선생의 작품세계를 조명함으로써 한국 현대미술의 시간적 흐름에 따른 예술세계의 변천과 박을복 선생이 제시한 현대적 자수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전시를 관람하시는 모든 분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박을복 선생의 자수 작품과 의미를 함께 새기면서, 작품을 통한 영감적 소통을 느껴보시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