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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봄>
한국 근현대 자수예술가 박을복 재조명展
2010.6.1(화) ~ 7.2(금)
박을복자수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국 근·현대 자수예술가 박을복 재조명展”은 자수예술가 박을복의 초기작에서 최신작까지 그의 작품세계를 새로이 조명하고 폭넓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박을복은 1915년 경기도 개성에서 태어나, 서울 이화여전 영문과를 거쳐 동경여자미술대학 자수과를 졸업하고 수차례의 국전 입상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한국자수의 전통과 현대의 조화 속에 자수예술의 새로운 조형성을 추구한 자수예술가입니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시대별로 생활의 일부분이었던 전통동양자수의 품위 있는 아름다움을 표현한 1930년대 작품부터, 회화적이고 평면화된 조형미로 자수의 표현영역을 넓힌 1960년대의 작품,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비구상적 감성으로 담아낸 1970~80년대의 작품, 캔버스천 위에 아크릴물감과 자수를 결합시켜 전통적인 자수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한 1990년대 이후의 현대추상 자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어 한국의 대표적인 자수예술가 박을복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전시는 시대사적으로나 문화사적으로 자수예술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조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1930년대는 박을복 여사가 일본 동경여자미술대학 자수과를 졸업한 후, 자수예술가로서 활동을 시작한 시기로 작품 ‘국화와 원앙’에서 보이듯 동양전통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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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화면구성과 기법을 사용하여 화려한 분위기를 표현한 작품세계를 보여줍니다.
1960년대에 들어와 박을복의 작품세계는 새로운 영역으로 이행됩니다. 전통동양자수의 사실주의 성향인 사물의 사실적인 표현에서 벗어나 이를 재해석한 추상적 표현의 자수 작품을 선보이며 이는 현대자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예입니다. 가령 도안화된 두 마리의 새를 마주 보게 배치하여 대칭을 이룬 작품 ‘詩像에서’는 단순한 구도를 바탕으로 자수에서 흔히 도입하지 않는 소재인 옥을 사용하여 이색적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등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줍니다.
1970년대 후반 파리에 머물면서 유럽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얻은 다양한 경험이 작업에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Art Deco(Ecole Nationale Superieure des Arts Decoratifs, Paris, FRANCE)의 텍스타일 교수인 Mme. Dupeux의 집에 초대받아 각양각색의 개구리 관련 수집품들을 보고 작품화하는 등 이 시기의 작품들은 유럽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형식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생활자수와 유럽적 감수성이 결합된 새로운 자수예술 영역으로 확장된 것입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박을복 여사는 자수 예술의 영역을 회화와 결합한 새로운 차원으로 넓히는 실험적인 시도를 계속하였습니다. 최근의 작업들은 캔버스에 밑그림을 아크릴물감으로 칠한 후 수를 놓거나 평소 즐겨 쓰던 수실 대신 머리카락을 사용하는 등 새로운 기법과 재료를 도입한 작품세계를 보여줍니다. 주제 선택에 있어서도 대중의 삶을 대변하는 ‘화투'이미지로부터 자수가로서 자신의 인생을 묘사한 자전적 내면세계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을 표현합니다.
박을복 여사는 자수가 전통의 맥락에서만 한정되어 읽혀지는 것에서 탈피, 예술의 한 장르로서 그 새로운 의미로 자리매김하도록 그의 평생을 바친 예술가입니다.
일제 강점기에서 세계 12위 경제대국에 이르기까지 급변하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오면서 70여 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자수예술의 영역을 넓히는 데 노력해온 그의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기획전은 자수예술을 생활의 일부로 여기는 중장년세대는 물론이고 자수예술에 익숙치 않은 젊은 세대에게까지도 시대를 초월한 공감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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